군 “도심 공동화 현상 빚는다” 설계 변경 요청
홍성역위치 잘못 선정돼 역세권발전 크게 저해
곡선철도 노선 통과하는 내기마을은 사라질 판

장항선 1단계 개량사업(일명 장항선 직선화 사업) 홍성구간(화양역~신성역) 설계변경 시 “홍성군이 강력하게 요청해 현재의 노선이 결정됐다”고 코레일 측 관계자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 측 관계자는 “당시 장항선 직선화 기본설계에는 금마 화양역에서 홍성 신성역 간 직선거리로 설계 돼 있었지만 홍성군의 강력한 요청에 지자체의 입장을 고려, 현재의 내법리 내기마을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성군이 홍성역이 홍성읍에서 멀어지게 되면 도심 공동화 현상이 생길 우려가 있어 현 노선을 고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지역민들은 이에 대해 “장항선 직선화 설계 시 현재의 노선으로 결정된 것은 당시 홍성읍 월산 개발붐이 일 때 월산개발에 투자한 일부 지역유지들과 공무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결정되었다”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사업이 장항선 직선화임에도 불구하고 장항선 홍성구간이 기존 곡선으로 돼 있는 데에서 약간 벗어나 노선결정과 사업추진이 이뤄진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 당시 설계 책임자 중 한 사람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시 장항방면에서 오는 ‘상행열차 저촉으로 인한 입체화’라는 구실로 내기마을을 관통하는 상·하행선 2개 노선은 구룡리 쪽으로 복선 궤도하기 전에는 홍성역 우측 금마천과 내기마을 상행 좌측 충남도청이 있어 확장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기존 장항선과 서해선 상·하행선이 내기마을을 3등분한 채 관통해 마을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밝히며, 장항선 복선과 서해선 복선도 홍성역부터 복선 합류할 경우 병목현상이 일어나 열차운행에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시 설계변경으로 화양역에서 홍주평야를 통해 직선으로 연결하고 신성역 쪽 적당한 지점에 서해선에서 진입하는 상·하행 선로를 입체화설계로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홍성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시설공단 일반광역설계처 김성용 과장은 장항선 직선화 당시 노선결정 근거는 “당시 건설교통부 고시로 사업실시계획 승인을 얻어 추진했고 지자체와 지역민의 의견, 경제성과 시공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장항선 홍성구간이 곡선화로 이뤄진 것에 대해 주민들이 노선변경을 주장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주민의견은 충분해 공감하나 이미 사업이 완료됐고 검토대상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해선 복선전철은 아직 노선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경제성과 시공성 등을 충분해 고려해 노선변경 등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성군은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 시 내기마을을 관통하는 3개 노선에 대해 노선변경보다는 마을주민 이주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해선 복선전철 노선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마을이 3등분 나는 현실에 직면한 내기마을 주민들은 신언식 마을청년회장을 대표로 한국철도공단에 노선변경을 촉구하는 집단민원을 제출했다. 또 지난 17일 마을 주민들은 김석환 군수와의 면담에서 노선변경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노선변경이 어려울 경우 집단이주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노선변경은 철도시설공단과의 협의가 필요하고 지역민들의 협의과정도 필요한 만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마을주민들이 이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언식 청년회장은 “주민들의 삶의 공동체인 마을을 파괴하는 것은 잘못이다. 집단이주는 최후의 대책”이라며 “군이 장기적인 홍성발전을 고려한다면 장항선을 포함한 서해선 복선전철 노선변경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지역민들은 “군은 지금이라도 지역 전체발전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노선변경이 장기적인 대책이라고 판단된다면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철도시설공단을 설득시킬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군은 홍성역 역세권 개발에 대한 비전이 없는 상황에서 주차장 설치만 추진할 것이 아니라 노선변경을 통한 홍성역 역세권 개발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