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관지구는 차량 운행이 힘들 정도로 좁고 주택이 노후됐다.

집들 곳곳 페인트 벗겨지고 좁은 통로 때문에 주차도 힘들어
재개발 연기 방침에 허탈, “시간 걸려도 반드시 재개발해야”

홍성읍 오관지구(오관 9·10구의 일명 공무원 주택단지)는 30~40년 전만 해도 홍성읍의 대표적인 주거지였지만 이제는 주변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재개발이 이뤄지며 가장 낙후된 지역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골목이 좁고 경사가 져 차가 드나드는 것은 물론 겨울철이면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쉽지 않다. 집들 대부분 역시 이제는 보기 힘든 콘크리트 집에 곳곳이 낡아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오관지구의 재개발 논의는 항상 있어 왔지만, 관내 대표적인 불보합지란 특성으로 인해 번번이 좌절됐다. 과거 낙후된 측량기술로 인해 지적도와 실제 거주 면적 등이 제대로 맞지 않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집을 넓히거나 민간사업자가 공동주택을 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군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LH공사는 지난 2005년 주거환경개선 대상지로 선정해 재개발을 하기로 했다. 14만1254㎡ 사업지구 내 640여 세대의 노후 주택을 철거한 후 1300여 세대의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주차장, 근린시설을 짓기로 하고 보건소와 홍성읍사무소의 이전까지 예정됐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확정되자 주민들의 기대에 부풀었으며, 사업시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관10구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하는 김모(53) 씨는 “동네 주민 대부분이 재개발을 하는 날만 기다리며 집도 고치지 않았다. 어차피 재개발할건데 집은 뭐 하러 고치냐는 분위기였다”며 “재개발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오관지구주거환경개선사업은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130조에 이르는 엄청난 적자가 허덕이는 LH공사가 홍성지역종합개발사업을 취소하면서 “오관지구 역시 같은 운명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게 높아졌다. 군 역시 이런 우려 때문에 LH공사에 “필요하다면 군비를 지원하겠다”며 “사업개시일자를 확정해달라”고 끊임 없이 요청했다. 그러나 LH공사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연기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박노찬 오관10구 이장은 “주민들이 고칠 것 하나 못 고치고 비닐로 추위를 막아오며 여기까지 왔는데, 하염없이 또 기다려야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LH공사의 신속한 사업재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