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아산-홍성-광천 대신 평택-아산-예산-청양-부여 노선 검토
국토해양부 “충남도 노선변경 요청” vs 충남도 “노선변경 요청 아니었다”

	▲ 홍성~평택 구간의 제2서해안고속도로 노선.

홍성지역종합개발 계획 철회, 오관지구주거환경개선사업 불투명 등 잇단 개발 발전 프로젝트가 무산돼 군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홍성 발전의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2서해안고속도로의 노선이 국토해양부에 의해 ‘평택-아산-홍성-광천’이 아닌 ‘평택-아산-청양-부여’ 구간으로 변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이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책임소재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2서해안고속도로는 지난 2008년 4월 국토해양부가 서해안지역 교통난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추진한 사업으로, 당초 평택-아산-예산-홍북(도청신도시)-서해안고속도로 광천 나들목을 잇는 왕복 4차선 총 66km구간으로 기획됐으며, 2011년 실시설계, 2012년 착공, 201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홍성과 광천의 교통망이 확대되고 수도권과 홍성의 왕래시간이 대폭 줄어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이완구 전 도지사와 충남도에서도 지난 2008년 이를 적극 홍보했었다. 올해까지 예산도 38억 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이던 사업은 지난해 충남도의 건의로 인해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에 따르면 충남도는 지난해 3월 제2서해안고속도로 기존 노선 대신 평택-아산-예산(도청신도시)-청양-부여로 노선변경을 신청했다. 변경 신청된 노선에는 홍성과 광천을 경유하는 노선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해양부는 충남도의 건의에 따라 국토연구원에 소위 ‘충남내륙고속도로’에 대한 연구 검토를 지시했으며, 그 노선대로 도로정비계획을 작성 중에 있다. 국토해양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충남 내륙 고속도로의 필요성이 있어, 기존 노선 대신 새 노선을 고려중이며 이에 따라 기존 노선에 대한 예산은 기획재정부에서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 예산에 제2서해안고속도로의 예산은 들어가 있지 않다. 국토해양부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제2서해안고속도로 사업은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 도로교통과는 “지난해 1월 새로운 노선을 건의한 사실은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노선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을 뿐 노선 변경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기존 노선의 폐지는 없다. 평택-홍성 간 노선은 확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금 검토하는 노선은 평택-홍성-광천과는 별개 노선으로 두 노선 모두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남도 역시 내년에 제2서해안고속도로와 관련한 사업예산이 없음은 동일하게 인정했다.

이 같은 충남도의 입장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자신들이 노선변경을 신청해놓고 무슨 소리냐는 것. 충남도와 국토해양부 중 어느 곳에선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누구의 잘못으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사업에 혼선이 생겼는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토해양부가 국회에 밝힌 최종 자료에는 분명 제2서해안고속도로와 속칭 충남내륙고속도로 2개 노선을 병합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완료되는 제3차 도로정비기본계획에서 단일노선을 결정해 내년 타당성조사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토해양부 관계자의 말과 동일한 것이며, 실질적으로 노선 변경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전혀 홍성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부터 노선변경을 연구해왔음에도 관내에서는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그간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국·도비 확보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관계자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공개되지 않고 지금까지 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군에서는 지난달 28일 2011년 홍성·예산 국비반영 및 건의사항을 통해 제2서해안고속도로 사업추진을 요청하고 나섰다. 아울러 김석환 군수 및 건설교통방재과장이 오는 12일 국토해양부를 직접 방문해 기존노선 추진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회창 선진당 대표 역시 “국회 차원에서 노선변경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충남내륙고속도로의 건설 여부를 떠나 평택-홍성-광천 노선은 약속대로 건설돼야 하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덕배 지역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홍성의 발전 전략에 있어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자기 고향(청양)으로 고속도로를 끌고가려는 것으로 파악할 수 밖에 없다”며 “잇단 개발계획 무산으로 지역민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는데, 이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충남도와 정부는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하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